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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감상문 2 - 취미
2025년 12월 48일에 쓰는 2025년 감상문 2장
2025년은 취미의 해였다. 세상엔 너무 재밌는 게 참 많다.
2.1. 시 쓰기
2025년에 새롭게 발견한 취미 중 가장 좋았던 취미다. 지금 글을 쓰는 것처럼, 고민과 생각이 많아지면 이를 어딘가 토해내고 싶어진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내 생각을 남들에게 ‘이해’시켜야 하는 순간이 온다. 나는 그게 싫었다. 그래서 나만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암호문, 즉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를 쓰다 보니 시를 쓰는 행위 자체로 얻는 가치보다 부가적인 가치들이 정말 컸다. 작고 많은 만족감, 꼼꼼하게 바라보는 습관, 출판해 보는 성취감 등등.. 시를 쓰고 나서 마음이 많이 풍요로워졌다. 지금은 하고 있지 않지만, 짧고 굵게 삶을 많이 바꿔놓은 취미였다.
시 쓰기를 시작할 때 목표는 ‘출판하기’였다. 시를 쓰고 얼마 안 가 이 목표는 너무 달성하기 쉽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냥 계속 쓰면 된다. 나는 족보도 없고 수준이 높은 시를 쓰는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에 시 쓰는 데에 큰 고통이 따르진 않았다. 그러다 보면 연락이 오고, 계약을 하면 된다. 내 삶의 궤도에서 절대 없을 것 같았던 신박한 경험을 하게 되어 행복했다.
2.2. 피아노
피아노는 2024년부터 시작한 취미이다. 일할 때 노동요로 피아노 플레이리스트를 듣다가 문득 다니엘 바렌보임이 친 비창 2악장을 듣고, 다음날 바로 피아노 학원을 등록하러 갔다. 피아노를 치면서 교양도 없던 내가 클래식이라는 걸 듣게 되고, 이제는 가끔 연주회도 보러 가고 있다.
피아노 그리고 클래식 음악은 위스키와 많이 닮았다. 처음에는 높은 도수 때문에 마시기 거북하지만, 마시다 보면 맛과 향을 알게 되고 위스키 종류마다 차이도 알 수 있다. 클래식도 비슷하다. 처음에는 다른 작곡가의 작품, 다른 연주자의 연주를 구분할 수 없지만 듣다보면 다른 게 느껴지고 취향도 생기게 된다.
피아노는 시 쓰기와 달리 오히려 뚜렷한 목표가 없다. 그냥 꾸준히 치고 싶은 마음 뿐이다. 그렇게 좋아하는 곡들을 듣고 치고 싶은 곡들을 치면서, 늘 곁에 피아노라는 개념과 함께 살아가는 삶이 좋다.
2.3. 투자
자산을 키우는 목적에 더불어, 그냥 투자라는 행위 자체가 즐겁다. 추리 게임에서 문제를 풀었을 때의 재미와 비슷하다. 그래서 적은 종류의 자산에 대해 다양한 종류의 투자방식으로 도전을 한다.
투자를 취미로 여기게 된 것은 2024년 말 쯤이다. 스타트업을 다니는 사람들은 투자를 잘 할 것이라는 가설(이지만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나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은 항상 여러번 실패한다. 1년이 지난 지금은, 몇번의 이터레이션 끝에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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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를 발굴하고 실행하는 습관은 참 좋은 것 같다. 조성진의 취미를 찾는 취미. 랜덤 박스마냥 삶에 자꾸 선물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 거창할 필요도 없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을 했을 때의 자유도와 만족감이 좋다.
